2021년, 전기차 시장에 화려하게 등장한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루시드 그룹(Lucid Group, 티커: LCID)**이다. ‘테슬라 킬러’라는 수식어와 함께 고성능 전기차 루시드 에어(Lucid Air)를 출시하며 엄청난 관심을 받았고, 한때 시가총액 900억 달러(약 100조 원)를 넘기며 전 세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2022년 이후 주가는 급락했고, 많은 투자자들이 "루시드는 끝난 걸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오늘은 루시드의 실체와 미래 가능성, 그리고 투자자라면 꼭 알아야 할 핵심 정보를 정리해본다.
1. 루시드 그룹의 정체는?
루시드 모터스는 원래 ‘Atieva(아티에바)’라는 이름으로 2007년 설립된 배터리 기술 회사였다. 이후 고급 전기차 개발에 집중하면서 2016년 ‘루시드 모터스(Lucid Motors)’로 사명을 변경했다. 창업자이자 CEO인 **피터 롤린슨(Peter Rawlinson)**은 테슬라 모델S의 수석 엔지니어 출신으로, 테슬라보다 더 고급스럽고 성능 좋은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2021년 7월, 루시드는 스팩(SPAC)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하며 큰 관심을 받았고, 같은 해 말부터 **첫 번째 모델 ‘루시드 에어(Lucid Air)’**를 양산했다.
2. 루시드 에어, 진짜 대단한 차인가?
Lucid Air는 그 자체로는 분명히 뛰어난 전기차다. 다음은 주요 스펙이다.
- 최대 주행거리: 최대 830km (EPA 기준, 드림 에디션 기준)
- 제로백: 약 2.5초
- 출력: 최대 1,200마력
- 충전: 20분 충전 시 약 480km 주행 가능
- 내부: 고급 가죽, 대형 디스플레이, 고성능 드라이버 보조 시스템
미국 내 자동차 매체에서는 “테슬라보다 주행거리가 길고, 벤츠보다 고급스럽다”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좋은 차’가 반드시 ‘잘 팔리는 차’는 아니다.
3. 매출과 생산 실적 – 현실은 냉정하다
루시드의 2023년 실적을 보면, 냉혹한 현실을 알 수 있다.
- 2023년 차량 인도 대수: 약 6,000대
- 2024년 예상 생산량 가이던스: 약 9,000대
- 2023년 매출: 약 6억 달러
- 2023년 순손실: 약 28억 달러
- 현금 보유: 약 40억 달러 (2024년 1분기 기준)
생산 목표는 매번 하향 조정되었고, 매출보다 손실이 5배 이상 많다. 현재까지 누적된 적자 규모는 100억 달러를 넘어선다.
4.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관계 – 최대 무기
루시드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사우디 아라비아 때문이다.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루시드의 최대주주로 6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2023년 사우디에 현지 공장(GigaFactory)을 착공하면서 중동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또한 사우디 정부는 향후 10년간 최대 10만 대의 루시드 차량을 구매하는 MOU를 체결한 상태다. 이건 단순 투자 이상의 전략적 파트너십이다. 쉽게 말해, 루시드는 국가가 키우는 전기차 기업이라는 독특한 포지션을 갖고 있다.
5. 향후 계획 – SUV ‘그래비티(Gravity)’ 출시
루시드는 2025년 상반기에 두 번째 모델 ‘그래비티(Gravity)’ SUV를 출시할 계획이다.
SUV 시장은 전기차 내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이며, 테슬라 모델X, 리비안 R1S, 폴스타3 등과 경쟁하게 된다.
만약 그래비티가 성공적으로 출시되고, 기존 루시드 에어 대비 생산성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분위기 반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일정 지연과 가격 문제는 여전히 주요 리스크다.
6. 주가 전망 – 바닥 or 추락 중?
2021년 최고가 $57.75에서 2024년 기준 최저가는 $2.0대까지 하락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약 40억 달러 수준으로, 상장 초기의 10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차량 생산/판매 수치보다도 '사우디의 의지'와 '현금 보유량'에 더 영향을 받는 구조다. 장기적 관점에서 그래비티 출시, 사우디 납품 계약, 생산 증설 등이 실현될 경우 턴어라운드 가능성도 있다.
7. 루시드 주식, 투자해도 될까?
루시드에 투자하려는 사람이라면 아래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 장기전이 불가피하다.
단기간에 실적 급등은 어렵고, 최소 2~3년은 기다려야 가시적 성과가 나올 수 있다. - 고위험·고보상의 전형적인 테마주다.
사우디 정부 지원이라는 강력한 백업이 있지만, 적자 구조와 낮은 생산량은 명확한 리스크다.
마무리하며
루시드는 전기차 산업에서 ‘잠재력은 최고지만 현실은 냉혹한’ 기업이다.
성능만 보면 테슬라보다 뛰어나고, 지원만 보면 거의 국가 프로젝트 수준이다.
하지만 실적과 생산 능력은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래서 루시드 투자는 미래에 대한 신념과 리스크 감수 능력을 동시에 요구한다.
즉, 단기 수익보다는 3~5년 뒤를 보고, 전기차 산업 내에서 차별화된 위치를 만들 수 있을지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